본문 바로가기

일상 알쓸신잡/심리학 정보

심리학 보편적인 얼굴, 매력적인 얼굴

심리학 | 보편적인 얼굴, 매력적인 얼굴

 

200년 전 영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은 각기 다른 두 사람의 얼굴을 합성하기 위해 사진 기술을 이용했다. 골턴의 목적은 범죄자 상이 따로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는 뜻밖에도 더 많은 얼굴들을 합성할수록 결과물로 더 잘생긴 얼굴이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흉악한 범죄자의 얼굴을 섞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합성한 얼굴은 한 사람의 얼굴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었다. 100년이 지난 후 골턴의 합성 실험이 다시 행해졌다. 이번에는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의 얼굴을 이용해 더 체계적으로 실험을 했다.  2개,4개,8개,16개의 얼굴을 차례로 합성했고, 마찬가지로 더 여러 개의 얼굴을 합성할수록 더 매력적인 얼굴이 나왔다. 남성과 여성 모두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가장 매력적인 얼굴은 가장 평균적인 얼굴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주장은 경험에 위배 된다. 매력적인 얼굴은 분명 조목을 끌고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그런 얼굴이 어떻게 평범한 심지어 보통 밖에 안되는 얼굴일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아름다움이 단순히 평균성이 들어난 것이라는 주장에 의심을 품어보자.

첫째, 합성한 얼굴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에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우선 합성한 얼굴은 단순히 평균성라는 사실을 떠나서도 실제의 얼굴과는 다르다. 아름다움이 평균성이라고 주장하는 최초의 연구에서는 얼굴을 합성할 때 사람들의 눈만 합성했다. 즉, 얼굴의 다른 부분들은 합성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얼굴들을 합성할수록 이목구비가 더 흐릿해졋다는 말이다. 언뜻 생각하면 이목구비가 흐려지면 아름다움이 망가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얼굴을 흐릿한 이미지를 만들었을 때 피부는 어떻게 변하는지 생각해보자. 더 많은 얼굴들을 합성할수록 개개인의 얼굴에 있는 독특한 선, 주름, 점, 잡티 등도 평균치가 됐을 것이다. 모델과 배우, 사진가들은 부드러운 이미지가 어떤 장점이 이는지 잘 안다. 카메라 렌즈에 바셀린을 발라 상을 흐릿하게 보이게 만들면 모델이 훨씬 더 이뻐보인다. 설령 그다지 좋은 렌즈가 아니라 하더라도 바셀린 때문에 이목구비가 부드러워 보이고 주름도 덜 두드러진다. 패션 잡지 전면 커버 모델로 등장하는 모델 중에 잡티를 가리기 위해 보정하는 걸 마다하는 모델은 없다. 그저 에어브러시 등과 같은 기술만 사용하면 얼마든지 잡티를 없앨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고 포토샵 등과같은 소프트웨어들이생겨나면서 캄라는 거밋말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현실을 완벽하게 재탄생 시킬수도 있다.

 

디지털로 더 많은 얼굴들을 합성할수록 결과로 생기는 피부는 점점 더 부드러워진다.

사춘기만 겪지 않아도 얼굴에 잡티나 점은 없을 것이다. 매끄러운 피부 효과 하나만으로도 평균적인 얼굴이 더 매력적인 얼굴로 보이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얼굴 형태에 변화를 주지 않더라도 평균적으로 만든 피부결은 늘 원래 피부결보다 매끈해 보인다. 평균이 아름다운의 비밀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다면 피부는 그대로 두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얼굴을 정확히 평균적인 비율로 수정해서 그 결과를 보길 바란다. 피부 결에 따라 매력의 변화를 설명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더 신뢰할 만한 기술을 사용한 결과 평균적인 얼굴이 실제 얼굴보다 더 매력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그러므로 직관과는 달리 평균적인 외모에 뭔가 장점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놀라운 결과는 두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 더 평균적이고 평범한 얼굴에 대한 선호도는 달리 해석하자면 극도로 평범하지 않은 얼굴에 대한 혐오라고도 볼 수 있다. 극단적으로 특이한 얼굴을 피하는 것은 어쩌면 해로운 유전자를 기피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정신장애와 신체장애를 유발하는 대다수 유전적 장애는 눈에 띄고 평범하지 않은 이목구비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다운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누구가 외모적인 특징을 가지고 그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사람들이 평균적인 외모를 선호하는 것은 배우자나 연인을 고를때 안전한 방법을 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는 어째서 평균성이 중요한지를 설명해주는 기능적인 또는 장기적인 진화의 이유가 된다. 평균성에 대한 선호가 생존 확률과 성공적인 자손 번식 확률을 증가시켜 주기 때문이다.

 

두번째 설명은 보다 심리적이며 인간이 특정한 선택을 하는 이유들과 관련된 내용이다. 인간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모두 장기적이고 기능적, 진화적인 이유 그리고 단기적이고 심리적인 이유 이 두가지라고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기적이고 기능적인 관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좋아한 것은 살면서  뼈와 뇌 그리고 근육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며 심리적으로는 차갑고 부드러운 촉감이 기분 좋은 맛을 선사하리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 방식의 설명은 언뜻 보면 별개의 사실 같지만 사실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우리가 장기적인 진화의 흐름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수많은 세대들을 거쳐 오면서 개별적인 동물들에게 영향을 미친 생물학적 자극의 효과가 축적된 것이다. 이를테면 비버가 댐을 쌓는 것은 그 행위가 방어에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서가 아니라 본능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본능은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면 소리의 진원지 주변에 진흙과 작은 나뭇가지들을 쌓는 반응을 하도록 내제된 것인지도 모른다. 비버가 무슨 이유로 그런 행동을 하든지 간에 결과적으로 물기슭이나 연못 한가운데 보금자리를 만들고 입구도 숨겨 침략자로부터 안전하게 방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게됐다. 장기적 관섬에서 이러한 행위는 우연히 생존과 번식의 기회를 높여줬다. 평균적인 얼굴을 선호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덕분에 자손들에게 변이된 해로운 유전자를 덜 물려주게 됐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유전학에 대해 뭔가를 알아서거나 후손을 고려해서 평균적인 얼궁르 선호하게 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당면한 원인은 보다 이익과 직접 관련이 있는 그 무엇일 것이다. 평균성에 대한 일반적인 선호는 단순히 인간의 시각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집단 속에서 어떤 대상을 볼때 그 대상이 가장 전형적일 떄 가장 빨리 인식 할 수 있다. 가령 새는 그 크기와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다양하지만 인간이 새를 가장 빨리 인지할 때는 그 새가 전형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을 때다. 다시말해 날때 사용되는 두 날개, 전형적인 목길이 등을 갖추고 있을 때 대상이 새라는 사실을 빨리 인지한다. 이러한 전형적인 모습의 새는 개똥지빠귀, 참새, 찌르레기 등 무수히 많으며 이것이 대상을 인지하는 핵심이다. 이 새들의 모습은 흔하다. 엄밀히 말하면 흔하기 때문에 늘 볼수 있고 늘 보기에 그 모습을 평균적 또는 전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보다 특별한 종을 인식하려면 보다 오랜 시간일 걸린다. 타조나 홍학 등도 모두 새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은 평범하지 않은 모양의 새보다 평범함 모양의 새에 더 능통한 것이다. 주어진 범위 내에서 평균적인 대상들을 보면서 축적한 노하우 덕분에 우리는 그 대상들을 매력적이라고 평가한다. 쉽게 인식할 수 있고 친근한 느낌을 주기에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얼굴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손목시계, 안경, 권총, 새,개, 원숭이, 말, 중국 표의문자 등 을 볼때도 평범하지 않은 것들 보다 평범한 것들을 더 매력적이라고 판단한다. 독특한 모양의 시계가 새련되고 멋지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평범한 시계를 선호한다.

 

 

 

인간은 평균적인 비율의 전형적인 대상을 볼 때 그 대상을 더 빨리 인식한다. 설령 그 대상의 보편적인 특징을 일일이 열거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빨리 인식 할 수 있닥. 인식작용은 의식적으로 논리와 지식을 이용하지 않아도 이뤄질 수 있으며,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화가 보티첼리의 그림이 우리에게 정확히 무슨 말을 해주고 있는지 설명할수 있는가? 하지만 우리는 것이 보티첼리의 그림이라는 사실을 안다. 대부분 사람들이 스타일이라는 말들을 하지만 실제로 스타일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정으로 알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매력도 마찬가지다. 특정 얼굴을 보고 정확하게 무엇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는지를 물어보면 대부분 사람들이 할말을 잃고 얼버무리기 일쑤다. 간혹 눈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있지만 보통 모호하게 대답을 흐리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