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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웹소설 | 한밤중 불현듯

왜 도대체 자꾸 미루는거야? feat. 미친 자존심 / 미루는 자

왜 도대체 자꾸 미루는거야?


일정이 빠뜻하지도 않다.

s는 계속되는 일정의 지연에도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


주 5일 회사원 생활은 그리 녹녹하지 않았다.

여러 상사들의 수시로 바뀌는 것을 하나씩 조율하는게 쉬운일은 아니었으니..

하지만, 월말마다 통장에 꽂히는 돈은 그런것들을 개의치 않게 했다.

오히려 아무생각없이 일상에 찌들게 하는 마약같았다.


s는 원래 그런 삶을 꿈꾸던 인간이 아니었다.

시간으로부터 자유롭고, 돈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삶이 그의 인생 모토.


"이봐 이걸 이렇게 미루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상무의 거친 말투에 현실로 돌아온 s.

"내일 오후까지 완료해서 보고드리겠습니다."

"자꾸 이렇게 늦장이면 일이 제때 안끝나.. 언제까지 이럴텐가?"


회사 생활에 딱히 정이 있지도 보람차지도 않았지만 돈값은 해야한다는 의무감은 들었다.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이런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말은 잘하지.."


할말이 없다.


s는 꽤 영리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었다.

하지만 사내정치를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리고 경험없다는 핀잔을 종종 들었다.

물론, 그것만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였을 것이다.

s는 이후 점점 말이 줄었다.

점심도 혼자먹고 회사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꺼렸다.


'아, 빨리 독립하고 싶다..'

이런 생각으로만 가득했다.


독립을 위한 그의 계획은 늘 차질이 빚어졌다.

계획은 거의 진행되지 못했고, 항상 머리만 바빴다.


그도 이런 그의 속성을 안다.

무엇이 문제일까.

오늘도 s는 속앓이를 하며 몽상에 빠진다.

빨리

s가 늪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나.